바둑캠프 - '피망바둑' 희망 더하기
사회공헌 / 20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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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 한 수 바둑알을 내려 놓는 고사리 손의 주인공들은 흡사 장인의 혼을 담은 눈빛만큼이나 진지하다. 2박 3일간 바둑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때로는 장난끼 가득하던 눈망울로, 때로는 프로기사처럼 진지했다. 네오위즈 마법나무재단이 후원하고 있는 ‘피망바둑 희망더하기’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캠프는 그 동안 전국 10여 개 보육원과 지역 아동 센터에서 어린이들에게 바둑을 가르쳐 온 프로 기사들과 명지대, 대불대 바둑학과 학생들이 충남 당진군 대난지도에서 열렸다. 캠프에 함께 참여한 마인드스포츠팀 권준철님이 아이들과 함께한 소감을 전해왔다.(편집자주)

팔월 십팔일, 지루하게 내리는 비가 물러가고 모처럼 화창했던 8월의 어느 날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너도나도 배 난간에 기대어 서해바다에 대한 경이로움과 시원한 바람내음에 젖어 있었다. 갈매기들 또한 우리의 여행을 반기는 듯 배 주위를 돌고 돈다. 그렇게 30여 분을 지나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 여자 프로기사 등 총 215명이 대난지도에 도착했다. 강당에 어지럽게 모인 사람들, 144명의 아이들이 제각기 떠든다. 공식 행사 시작 전에 이미 플래카드는 나가 떨어지고, 바둑판과 바둑알을 수 차례 엎고, 진행 하는 선생님 목소리는 터져 가고∙∙∙. 아니, 그런데 이 녀석들! 바둑대회가 시작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태도가 돌변한다. 진지하다.
 “아싸!, 10개 잡았다.” “거기 두지마! 이렇게 해.”
집짓기보다 남의 돌 따먹는 게 신이 난 녀석, 내 바둑판보다 남에 바둑판에 혼수 두는 녀석. 어른들과 다를 바가 없다. 릴레이 바둑, 9줄 바둑뿐만 아니라 오목에서 알까기까지 녀석들에게는 진지한 대련임에 틀림없다.  저녁을 먹고 조별 장기자랑과 두 번째 바둑대회가 진행되면서 각지에서 온 아이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은 이제 많이 가까워진 듯 하다.
“나는 3학년인데 너는 몇 학년이니?”, “나는 안양에서 왔어, 너는 어디에서 왔니?”, “형아는 바둑 잘 둬?”
처음 보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짧은 시간에 친구가 되고, 그렇게 형이 되고 동생이 되었다. 아이들의 세계는 이렇게 바둑 알 하나만으로도 마음의 벽이 허물어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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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십구일, 그토록 고대하던 바다 래프팅이 있는 날!
어제와는 다른 날씨 때문에 전전긍긍하였는데, 다행이 하늘이 도왔다! 대국장으로 시끌벅적 들어온 아이들이 조금은 흥분한 듯 하다. 그러나 곧 바둑대회가 시작되자 약속이나 한 듯 대국장은 금새 조용해졌고, 긴장감 마저 감돈다. 바둑대회가 순조롭게 끝나고 드디어 바닷가로 출발! 난지도에 와서 처음 바닷가를 거니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흥겹다. 구명조끼를 입고 형들을 도와 영차 영차 배를 나르는 아이들. 시원한 바닷바람을 가로 질러 타는 바다 래프팅은 아이들이 생각한 그 기대 이상이었던 것 같다. 넓디 넓은 바다를 향해 노를 젓는다. 빠르지는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개구쟁이 녀석들은 물속에 풍덩 빠져 개헤엄을 친다. 저녁에 이어진 캠프파이어! 장기자랑! 아이들의 얼굴은 더욱 생기가 돌고 빛이 돈다. 처음에는 머뭇거리던 녀석들도 음악에 맞춰 무대로 뛰어 오른다. 아이들의 끼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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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이십일, 훗날 이 친구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기를
첫날 마이크를 들이대면 도망가던 녀석들, 한 구석에서 삐죽이 앉아있던 녀석들이 변했다. 열심히 달리고 또 힘을 쏟는다. 바다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던 한 녀석에게 오늘은 평생토록 잊지 못할 날이 되었으리라! 다음에 자라면 자원봉사 형 같은 사람이 되겠다는 아이들의 마음이 참, 예쁘다. 조건 없이 2박 3일은 내어 놓은 형 누나들의 마음이 참, 고맙다. 흰 바둑 알은 검은 바둑 알이 없으면 그저 돌일 뿐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서로에게 내미는 손길과 마음이 훈훈한 감동으로 가슴을 벅차게 한다. 그래도 세상은 아직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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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네오위즈게임즈 마인드스포츠팀 권준철
사진. 네오위즈게임즈 마인드스포츠팀 이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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